미국에서 신용 카드 만들기: 신용도가 없어요. 없었어요..? 아뇨 없어요. 그냥.

    한국의 신용 점수와 비슷하게 미국에도 Credit score라는 게 있다.

    어느 나라든 의미와 목적은 비슷하기에

    등급이 높을수록 대출 금리가 낮고, 대출 한도가 높아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쭉 살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왔기에

    이곳에서 나의 신용도는 없었다.

    그때 처음 미국 입국을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18살 고졸이 그때 무엇을 알았겠는가.

    (그 당시 2019년, 생일 안 지난 미국나이 낭랑 18세. 사실 한국 나이로는 20살)

     

    한국에서도 체크카드와 티머니밖에 안 써봤던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현금으로 들고 온 $2,000를 은행에 넣기 위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가서 체킹 어카운트(통장)를 만들었다.

    (이하 'BOA'라고 하자)

     

    그 당시 LA의 Wilshire / Normandie에 있는 BOA에서 한국어를 쓰는 직원분이 도와주셨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구원해 주셨다. 

     

    "신용도가 미국에서 얼마나 중요한데요"
    "아직 시간 많으니까 천천히 쌓으면 돼요"
    "지금은 신용 기록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체킹 어카운트랑 Secured card 만듭시다"

     

    "Secured card요..?"

     

    Secured card는 은행에서 발급해 주는 보증금이 걸린 신용카드다.

    예를 들어 500불 정도를 은행에 보증금으로 주고 카드를 받으면

    보증금을 낸 만큼 카드 한도가 되며, 그 뒤로 신용카드와 동일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 후 6개월 정도 사용하게 되면 보증금은 체킹 어카운트로 송금되며, 기존 카드는 완전한 신용카드로 쓸 수 있게 된다.

    나의 경우 8개월 정도 사용했을 때 보증금 $300가 들어왔으며, 그 뒤 한도가 $1,200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https://www.bankofamerica.com/credit-cards/products/cash-back-secured-credit-c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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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ww.bankofamerica.com

    그 당시 내가 만들었던 Secured card다. 카테고리를 설정해서 3% 캐시백이 가능해서 기름 넣을 때 잘 쓰고 있다.

     

    정말 친절한 직원분 덕분에 나는 무사히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크레딧을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나는 대출을 받을 일도, 큰돈을 쓸 일도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잠시 잊고 살았었다.

     

     

    그리고 신용도의 중요성을 크게 느낀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바로 방을 구할 때였다. 

     

    나는 아직 미국에서 혼자 살아본 적이 없다.

    처음 3~4개월간 누나와 같이 지내면서 알바를 하며 돈을 모아 나왔고,

    너무 비싼 월세 때문에 하우스/룸 쉐어를 해야만 했다.

    딱히 짐이 없어서 이사하기는 편했다. 큰 캐리어 2개 정도..?

     

    페이스북, 라디오 코리아, Craigslist와 같은 곳을 통해 룸 렌트를 찾았고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마음에 드는 집주인과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집주인은 계약 전 나의 Background검사를 했고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내 신용점수가 문제였다.

    너무 낮아서 그런 건지 히스토리가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집주인에게 미국에 온 지 몇 달 안 된 학생이지만

    현재 월급이 안정적이다는 것을 급여 명세서와 함께 어필했지만

     

    집주인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 집을 나오고 걸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데

    길거리에 있는 노숙자와 내가 같은 신용도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집주인의 입장이 너무나도 이해가 갔다.

     

    미국은 안전하지 않은 나라이기에.

    신용이란 게 말의 무게가 많이 다를 수 있겠구나.

    집으로 걸어가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신용도가 중요하다는 은행 직원분의 말이 떠올랐으며

    오늘을 잊지 말고 열심히 살아보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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